100분 토론을 보고
채널을 돌리면서 '전변'이 헛소리를 빨리 끝내기를 기다리다가, 다시 돌아오길 두어번, 드디어 <100분토론>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할 수 있었다. 패널이 2~3명인 경우와 4~5명인 경우는 애초에 개인당 발언의 시간이 100분/4~6명, 과 100분/9명으로 그차이가 5분에서 15분까지 나게 되므로, 이 토론은 실패의 씨앗을 구조적으로 안고 있었다. 무엇보다 토론의 주제가 '이명박 1년의 평가'라고 잡은 것 또한 알맹이 없이 이리저리 왔다갔다 토론을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뛰어넘어, 토론을 보기 힘들게 한 것은 함량 미달의 패널들이었다. 그들은 바로 전원책 변호사와 이승환 변호사, 그리고 진중권씨였다. 전변과 이변의 등장은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변호사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여지없이 짓뭉게주었다. 도대체 그들을 계속 섭외하는 작가와 PD는 무슨 생각으로 그들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는 것인가?
유시민이 이명박 정부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발언하는 순간, 전원책이 북한 김정일을 들먹거리는 무뇌적 발언을 시청자는 왜 참고 들어야 하는가 말이다. 논점일탈하는 패널은 바로 토론 프로그램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도대체 들어줄 수가 없다. 이른바 보수 논객 중에 프로그램 참여를 꺼려해서 섭외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이 안가는 바는 아니다. 그 경우에도 프로그램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전변 같은 분은 제외하여 주시길 바란다. 도대체 채널을 고정하고 볼 수가 없다.
그리고, 이변님.. 이 분은 왜 나오셨는지 모르겠다. 다른 이들이 발언한 것들을 그대로 들고 와서 무한 반복하실 뿐.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어디서 지난 며칠치 조선일보를 그대로 주워듣고 와선, 읖조리고 앉아 계신다. 제발 자기 이야기를 하란 말이다. 물론, 이 세상에 내 이야기로만 구성된 얘기는 없다. 어둠을 개척하는 학자가 아닌 이상 남의 얘기를 가공해서 얘기할 뿐, 하지만, 이변님은 너무 심하지 않으신가. 교과서 개정이 실제로 옳다고 생각하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 정도는 몇 가지 알고 있고 제시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느냔 말이다.
그리고, 중권이 아저씨. 아저씨가 100분 토론에 나와서 얘기하는 걸 이렇게 오래 들은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고백하더라도, 나는 왜 중권이 아저씨가 마치 좌파 논개의 대표주자라는 평에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 최소한 이번 토론에서는. 대선 주자로 토론회에 나온 것이 아니더라도, 청중이 듣고 싶은 얘기를 흥분하지 않고 해야 하는 게 최소한 패널의 기본이 아니더냐. 왜 이리 흥분은 시도때도 없이 하고, 손바닥과 손가락은 주의력결핍증후군에 시달리며, 시선은 고정되지 못하는가. 토론회를 보는 내내 불안했다. 도대체 무슨 근거로 진중권을 어느 누구들이 토론의 달인이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제발 그 손(목)과 어깨, 시선은 고정시켜주시라. 시청자들이 불안해 한다. 그리고, 중권이 아저씨의 발언 내용 역시, 그의 발언 형식 만큼이나 불안하기 짝이 없었단 거.. 제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 하려고 논점 확장 시키지 말라. 주제의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싸움은 하나씩 패면서 해나가는 거 아니겠는가. 이리뛰고 저리뛰고. 손짓 눈짓과 함께 정신 사나워서 혼났다.
이번 토론회의 승자는 단연 유시민이었다. 그가 민주주의 위기를 말하며 '고양이 앞의 쥐'를 얘기한 것은 매우 적절했으며, 통쾌하기 까지 했다. 그의 표정과 몸짓은 절제되어 있었으며, 발언은 상대방과의 피드백을 유도하고 있었으며, 하고자 하는 말의 진의가 청중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다.
제발 제대로된 토론회를 보고 싶다. 함량미달의 패널들은 제발 공중파 토론 프로그램에서 안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